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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각색과 대중화 돼지의 왕 실사 드라마판 뒤늦은 후기(원작 연상호 감독 :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

뭉이지기 2023.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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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본 애니메이션 원작의 실사화 드라마 영화 중 가장 괜찮았던 작품 돼지의 왕

지금은 천만관객 부산행의 감독, 연상호 감독으로 잘 알려졌지만 저에게는 사이비, 돼지의왕, 창 등 사회고발적인 메세지와 지금의 대중성과는 백만미터는 더 떨어져있는듯한 매니악한 독립영화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만큼 국내에서 그것도 시장이 작은 애니메이션쪽에서 연상호 감독만큼 파격적인 작품들만을 연달아 낸 연출가도 많지 않으니까요.

 

연상호 감독의 여러 작품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을 뽑으라면 주저없이 돼지의왕을 1순위로 뽑을것입니다. 과거의 학교폭력이 시간이 지나서서 얼마나 큰 영향과 비극을 끼치는지 정말 황폐하게 그려내죠. 지금이야 더 글로리 라든가 학교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다루고 있지만 그당시에는 학교폭력을 주제로 다루는 작품도 많지 않았거니와 지금처럼 시원한 사이다 복수를 다루는 이야기와는 훨씬 더 거리가 먼 작품입니다. 돼지의왕을 다 보고나면 카타르시스가 아닌 오히려 찝찝함을 느끼게 되니까요.

그렇기에 이 돼지의 왕이 실사화 드라마가 된다고 하였을때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원작 자체가 대중적이지 못한 주제와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그것을 드라마, 12부작으로 만든다는것이 쉽지 않다고 생각했거든요. 특히나 원작은 2시간도 채 되지 않는 이야기인데 이걸 10배 가까이 늘리려면 각색은 필수적일테고 살을 붙이는 과정이 만만치 않을거 같다는 생각, 그리고 자칫 너무 재미만을 추구하다가는 방과후 전쟁활동 마냥(사실 이건 재미도 없었음;;)어설픈 실사화 드라마로 남게 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었죠. 

그래서 그런지 정말 좋아하던 작품의 실사화가 되었는데도 바로 보지 못하고 오랫동안 묵혀두고 있다 우연히 다시 생각이나 보게 되었는데요. 저의 걱정은 괜한걱정이라는 듯이 돼지의왕 드라마판은 성공적인 각색 그리고 대중성도 갖춘 꽤나 수작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단순 겉치레만 바꾸려는 실사화가 아닌 큰뼈대와 메세지는 그대로 두되 새로운 등장인물과 수사물/복수극 이라는 두가지 장르를 더 끼얹어 사실상 새로운 이야기이면서도 원작의 흐름은 벗어나지 않아 기존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셨던 분들도 또 장르물로서 보시려는 분들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드라마가 될거 같아요.

물론 보다 보면 조금 의아한 부분도 있긴 합니다. 특히 경민이의 조력자들을 보고 있으면 아무리 은인이라고 해도 너무나 짧은 시간안에 저 많은것을 준비 할 수 있었을까? 더 글로리에서는 주인공이 20년을 준비했는데 여기서는 사실상 트라우마 재발 이후 1년만에 경민이 모든것을 준비한 셈이니까요.

 

하지만 이는 영화적허용임과 동시에 극의 전개를 빠르게 끌어내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어설프게 끄는것 없이 중반부까지는 쭉쭉 끌어나가다 한번 절정을 맞이하고 다시 새롭게 끌어가는 호흡도 좋았구요. 이미 원작의 결말을 알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분명 중간에 뻔해보이는 부분이 있긴하지만 오히려 혹시나 또 다른 결말이 나오지 않을까? 라는 기대감을 갖게도 했습니다

요즘 워낙에 2차창작을 통해 웹툰/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한 영화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솔직히 그중에서 만족스러운 작품은 드물었거든요. 저는 앞으로 이번 돼지의왕 드라마가 잘만든 애니메이션원작 영화의 기준으로 삼고 싶을정도로 즐거운 관람이었던거 같아요. 

 

원작 애니메이션만큼 황혜하고 찝찝한 맛은 없지만 그렇다고 어마어마한 카타르시스가 있는것도 아니지만, 아 완결이 되었다 라는 느낌은 오히려 영화가 더 확실하게 다가온것 같습니다. 물론 이번 드라마판 감독은 연상호 감독님이 아니지만 기존 연상호 작품을 좋아하셨던 분들이라면 즐거운 관람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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